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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식 폭스바겐 폴로 1.6TDI를 탄 지도 벌써 5년이 되었다. 중고로 구매해서 누적 키로수 10만 km까지 탔으니 그동안 개인적으로 느낀 차에 대한 장단점을 적어보려고 한다.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장점

1. 가벼운 차체, 밟는대로 튀어나가는 스포티한 주행감

저단에서 토크가 좋아 밟는대로 차가 나가는 것 같은 시원시원한 느낌이 든다.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면 기분 내고 싶을 때 스포티하게 즐길 수도 있다.(차선 변경할 때 정말 유용하다.)

 

낮은 차체 덕분인지 고속 주행 시 코너링 또한 안정적이다.

 

여기에 더해서 괄괄한 디젤 엔진 소리🥰 이건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 요소이긴 한데, 나는 디젤 엔진 소리를 좋아해서 장점으로 넣었다. 왠지 묵직하게 나가는 것 같고 더 멋있는 기분! 정차 중이거나 저속으로 운행할 때 디젤 엔진 특유의 달달달달 하는 소리를 좋아한다. 단, 그만큼 방음이 안된다는 뜻이므로 고속 주행 시 소음 때문에 동승자와 대화가 어려울 수 있다.😂

 

2. 쁘띠한 크기로 주차가 편하고 골목 주행도 자유자재!

영혼까지 끌어모은 매너 주차

이 차는 덩치가 큰 차가 주차 자리를 한가득 차지해도 상대방 운전자를 배려하는 주차를 할 수 있다. 경차의 아담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차도 나름 주차하면 꿇리지 않는다. 

 

골목길도 무섭지 않다. 차량 앞뒤 길이가 짧아 골목길에서도 유턴이 가능하다!(물론 여러번 왔다 갔다 하긴 해야 하지만 후진하는 것보다는 돌려서 나오는 게 더 편할 때가 있다.)

 

하지만 작은 크기가 단점일 때도 있는데, 바로 큰 차량 옆에 운전할 때이다. 덤프 트럭, 버스 등의 오른쪽을 지나야 할 때면 상대방 운전자가 제발 내 차를 봤기를, 낮아서 안 보이지는 않기를 기도하며 빠르게 지나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낮은 시야 탓에 앞에 승용차만 주행하더라도 그 앞 도로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3. 연비

50km/h 이하 시내 주행만 하는데도 평균 연비가 16km/l정도 나온다. 고속도로를 타면 계기판 연비 기준 22km/l정도 나오는 듯 하다. 한 달에 600~1000km 정도 운행을 하는데 기름을 한 달에 한 번 44l 정도 넣는다. 요즘은 경유값이 비싸서 한 번에 7만 원 정도 넣는데, 예전에는 한 달에 4~5만 원 정도밖에 안 들었었다.

 

4. 의외의 수납력

생각보다 짐이 많이 실린다. 뒷좌석을 접을 수 있어 과장을 좀 보태서 다마스만큼 실리는 것 같다.

이사할 때나 당근 거래를 할 때 아주 유용했다.

5. 잔고장이 별로 없다.

잔고장이 날 옵션 자체가 없다.

 

10만 킬로 가까이까지 타면서 특별하게 차 자체의 결함으로 큰 고장이 난 경우는 없었다. 아직까지는 소모품만 교체하며 타고 있다.

 

옵션이 거의 업다시피 하지만 그래도 필요한 기능들은 다 들어 있다.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자동 후열 기능이다. 이 차는 주행이 끝날쯤에 서행하고, 주차 후 시동을 끄지 않고 기다렸다가 끄는 등의 귀찮은 후열 과정이 필요 없다. 후열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알아서 팬을 돌리며 후열을 해준다.


단점

이 글을 검색해서 들어온 사람이라면 이 차를 구매하려고 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여기서부터 꼼꼼하게 읽어보시기 바란다...

 

1. 작아도 외제차는 외제차

만약 자주 이용하는 건물이 기계식 주차장인 경우, 주차를 거부당할 수도 있다. 외제차를 거부하는 곳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기계식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사이즈이나, 외제차 자체의 진입을 막는 경우 절대 주차할 수 없다. 나는 예전에 너무 급한 일이 있어서 기계식 주차장 관리원께 "마티즈랑 똑같아요!! 마티즈예요!!"라고 어필하였으나 매몰차게 거절당했다 ㅠ

 

그리고 보험비가 비싸다! (중요)

 

차 값은 저렴하지만 유지관리비가 국산차 대비 많이 든다. 수리비나 소모품 교체 비용이 비싸다. 차는 10만 킬로부터 병원 갈 일이 많아진다는데, 하루하루 경고등 뜨는 것은 없나, 이상한 소리는 나지 않나 조마조마하면서 타고 있다 ^^;

 

2. 경차보다 조~금 큰 외부, 경차보다 작은 실내

이건 기분상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모닝보다 실내가 더 좁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안전을 고려해서 도어도 두껍고 해서 그런가 싶고, 운전석에 앉았을 때는 내 몸에 맞춰서 의자를 조절하니 크게 좁게 느껴지진 않긴 하다.

 

혼자 탈 생각이 아니고 뒷좌석에 사람을 태우고자 한다면, 그리고 본인 키가 170cm 이상이라면, 이 차는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나는 키가 175cm인데, 운전석 뒷좌석에 성인 남성은 태울 수 없다. 체구가 작은 사람이라도 태우기가 미안하다. 직접 타보면 운전석 헤드레스트의 강력한 압박을 받는다. 다리를 벌려도 무릎이 운전석에 닿는다.

 

운전할 때도 미묘하게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차선 변경을 하려고 할 때 숄더 체크를 해야 하는데, 내 신체 기준으로 좌석을 세팅해 두면 고개만 돌렸을 때 B필러가 시야를 가린다. 닭처럼 고개를 앞으로 쭉 빼고 옆을 봐야 한다.

 

3. 깡통 of 깡통 

앞서 옵션이 없어 잔고장이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는데, 요즘 차를 생각하면 안 된다. 국산 차에 당연히 달려있는 옵션이 이 차에는 없다. 요즘 나온 폴로들은 다를 수도 있지만 2014년식을 눈여겨 보고 있다면... 옵션의 ㅇ도 생각하면 안된다.

 

일단 시트를 뒤로 눕히고 앞으로 세우려면 무려 동그란 손잡이를 끼릭끼릭 돌려야 한다! 조금 조절하는데 한 세월이 걸린다. 내가 이 차를 처음 타서 운전석을 조절하며 아주 충격을 받았기에 가장 먼저 쓴다.

 

에어컨 온도, 풍속 조절도 아날로그 감성 넘치게 레버를 돌려줘야 한다. 설정 온도가 되면 알아서 에어컨/히터를 끄는 기능? 이 차에는 바라지 말아야 한다. 운전을 하고 있더라도 스스로 레버를 더듬어 조절해야 한다.

 

크루즈 기능은 당연하게 없다.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 순정으론 안된다. 튜닝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창문을 여는 것이 전동이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을 정도이다. 

 

후방 카메라 또한 없다. 사이드미러에 온전히 의지해야 한다. 최근에 운전을 배운 사람들은 사이드미러를 안 보고 후방 카메라 모니터만 보고 후진하는 나쁜 습관을 들인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 차로 운전을 배우면 그럴 일이 없다.

 

4. 포용력 갑, 천 시트

이 차는 앞뒤 좌석 시트가 모두 천이다. 여름에 땀이 나면? 흡수한다. 먼지나 과자부스러기 등 작은 가루를 흘리면? 역시 흡수한다. 음료를 흘리면? 예외는 없다. 한 방울도 남김없이 흡수한다. 뭐가 됐든 오염물을 마다하지 않고 쏙쏙 빨아들인다.😂

 

여름에 가죽시트의 경우 햇볕에 달궈져서 앉기가 꺼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천 시트는 그렇게 달궈지지 않는다. 이 사실만 빼면 사실상 장점이 없다. 도어 손잡이 있는 부분도 천으로 되어 있어 오염에 취약하다. 한번 더러워지면 전문 업체의 도움이 없이는 완벽하게 청소하기 어렵다.

 

주의사항

장점과 단점을 모두 보고도 이 차를 선택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동안 느낀 약간의 팁을 써보겠다.

자동세차기계에 들어갈 때에는 안테나를 뽑자.

이 차의 차밍 포인트라고 하면 뒤통수에 삐죽 솟아있는 안테나이다. 평소에는 귀여움을 담당하지만, 자동 세차기계에 들어갈 때만큼은 뽑아줘야 한다. 나사처럼 돌리면 빠진다. 

 

뽑아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자동세차장 기계가 안테나를 인식하지 못해 기계에 걸린다! 자동 세차 중 텅! 하는 소리에 간담이 서늘해지기 싫으면 잊지 말고 미리 뽑아 두자.

 

범퍼는 소모품이다.(중요)

차체가 낮아 급경사, 과속방지턱 등에서 범퍼 밑이 갈리지 않도록 천천히 진입해야 한다. 요령껏 직진이 아닌 살짝 사선으로 해당 장소에 진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천천히 진입했고, 온갖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범퍼 밑이 닿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땐 어쩔 수 없으니 범퍼는 소모품이다를 세 번 외치고 눈물 닦고 출발하면 된다.

 

건식 DSG 미션의 뒤통수 때리기

처음 이 차를 타는 사람은 기어 변속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저단에서 한 번씩 덜컥거리며 사람을 놀래킨다. 가속할때는 괜찮은데, 감속할 때가 문제이다. 특히 3단에서 2단으로 갈 때가 최악이다. 한번씩 누가 뒤에서 확 잡아당기는 것 같다.

 

나는 오래 타서 익숙해져서 이때쯤 한번 울렁이겠구먼~ 하고 타지만, 동승자가 있다면 동승자의 멀미 방지를 위해 부드러운 컨트롤이 필요할 것이다.

 

혼유 사고에 주의하자

가끔 주유소에서 모닝인 줄 알고 휘발유 노즐을 뽑고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다... "경유 가득 넣어주세요~" 하면 "아 이거 디젤이에요??"하고 되묻기도 한다. 

 

누가 누구게?

 

주유구 뚜껑에 경유라고 쓰여 있지만 혹시 모르니 항상 경유로 넣어달라고 이야기하고, 경유 차량은 주유할 때 시동을 끄지 않아도 된다고는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주유할 때는 항상 시동을 끄고, 어떤 기름을 주유했는지 확인하고 시동을 거는 습관을 들이자.

 

휘발유 차량의 주유구는 좁아서 상대적으로 큰 경유 노즐이 들어가지 않아 혼유 사고가 드물다고 하는데, 반대로 경유 차량은 주유구가 넓어 휘발유 노즐이 주유구로 들어가기 때문에 혼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결론은

스포티하고, 운전자가 운행에 개입할 일이 많아 운전이 재미있고, 경차 수준의 작은 몸체에 경차보다는 튼튼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옵션이 없고, 외제차라 유지보수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단점이 있다.

 

연비가 좋아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지만, 시내 주행만 조금씩 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다음 포스팅에 그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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